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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특징과 관련항목

한옥의 ‘소리’와 관련된 전설, 설화, 민담 정리

by 한옥0413 2025. 4. 30.

한옥은 단지 눈으로만 보는 공간이 아닙니다.
마루 밟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창호 소리, 기와 위를 스치는 빗소리, 나무가 수축하며 내는 '딱' 하는 소리…
이런 **‘소리’**는 한옥의 숨결이자, 사람들과 신, 자연이 소통하는 통로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한옥의 ‘소리’와 관련된 전설, 설화, 민담을 아래에 정리해드릴게요.


🎐 1. 기둥이 우는 밤 – '딱' 소리의 정령 설화

📍전해지는 지역: 충청도 서산 일대
🔊 이야기 내용:

옛날, 한 옹기가문에서 지은 큰 한옥이 있었는데, 밤만 되면 마루 밑이나 대들보에서 ‘딱… 딱…’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식구들은 처음엔 나무가 수축하며 나는 자연 현상이라 여겼지만, 어느 날부터 그 소리가 여인의 흐느낌처럼 들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한 무당이 와서 굿을 벌이니, 그 집을 지은 목수가 마감하던 날 억울하게 죽은 여인의 넋이 기둥에 붙어 있었다는 것.
“나를 무시하고, 외면하고, 그 안에 가둬두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 뒤 그 집에서는 나무의 소리도 정성껏 들으며 살아야 복이 온다는 전설이 생겨났습니다.

🔔 한옥에서 들리는 나무의 ‘딱’ 소리는 단순한 건조음이 아닌, 혼과 정령의 신호로 여겨졌던 것이죠.


🌬 2. 창호가 울면, 그리움이 스민다 – 바람소리 민담

📍전해지는 지역: 강원도 평창
🌿 이야기 내용:

눈이 오던 어느 겨울, 한 여인이 사내를 기다리며 혼자 한옥에 머물렀습니다.
밤이 되자 창호가 '스윽, 스윽'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여인은 그 소리를 사내의 발소리라 착각하고 문을 열었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죠.

몇 날이 지나고도 사내는 돌아오지 않았고, 여인은 결국 그 한옥에서 병들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그 집에선 겨울마다 창호가 유독 크게 울었고, 사람들은 그 소리가 여인의 기다림이 남은 정령이라며 조용히 문을 닫고,
창호에 손을 얹으며 마음을 다독였다고 합니다.

🍃 한옥의 창호 소리는 그리움과 기다림, 외로움을 담은 소리로 여겨졌습니다.


🌧 3. 기와 위를 걷는 아이 – 비 오는 날의 전설

📍전해지는 지역: 전라도 순창
🌧 이야기 내용:

비 오는 날이면 기와지붕 위에서 ‘찰박… 찰박…’ 마치 아이가 걷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는 집이 있었어요.
그 집 기와를 얹던 날, 일꾼 중 한 아이가 추락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는데, 아이는 기와를 너무 좋아해 “비가 오면 꼭 그 위에서 놀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해요.

그 후로 비가 오면, 그 아이의 발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집 주인은 “우리 집엔 늘 하늘이 주신 기와동자가 함께 산다”며 소중히 여겼습니다.

☔ 한옥의 기와 소리는 자연과 아이의 순수한 정령이 머무는 자리로 상징되었어요.


🧏 한옥 소리의 철학적 의미

소리상징전통적 해석
딱-딱 나무소리 생명과 존재의 신호 기둥·보가 살아있다는 증거
창호 흔들리는 소리 바람의 언어 계절의 변화, 마음의 움직임
빗소리 + 기와소리 정화와 순환 번뇌 씻김, 시간 흐름
마루 걷는 발소리 삶의 흔적 조상의 기억, 공동체의 숨결

🪕 마무리하며

한옥은 **‘고요함 속의 소리’**를 담고 있는 집입니다.
그 속엔 사람의 감정, 자연의 변화, 신령의 존재가 소리로 표현됩니다.
이 소리를 기억하고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한옥을 사는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